캐나다

서울로 향합니다

휘처라인 2017. 1. 10. 14:15

서울로 향합니다          

2008.02.28. 21:44      

이제 내일 새벽이면 이곳 포트 맥머리라는 작은 도시를 떠납니다.

그동안 여러 친구들의 격려와 염려로 별 탈없이 견디다 가게되어 다행스럽고 고맙습니다.

 

한 겨울을  머물다 가기 때문에 그런지 이곳의 기억이라곤 추운 날씨와 하얀 눈벌판이 전부라고 생각 되네요.  

 

그리고 여긴 유난히 하늘이 맑고 높고 모든 별들이 선명했습니다.

 

어떤 초저녁 무렵엔 해와 달과 별들이 허공에 같이 떠 있었죠,  이럴 때면 그  크기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우주를 생각하기도 했구요 

티끌보다 작은 지구의 한 지점에 발을 딛고 서 있는 나를 생각하기도 했지요. 

또 어떤 때는 집에 돌아갈 때를 재촉하면서 시간과 세월의 의미를 생각하기도 했구요,

 

한 사람의 입장에서 본다면 일생이 아주 길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한 순간에 지나가 버린다고도 말하지요. 그리고 그 인생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요. 

그러나 혼자의 생각입니다만 우주를 놓고 본다면 우리네 인생이란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요.

 

우주의 시간(세월)을 겁()이라고 불교경전에서 말하지요. ()을 사전에서는  어떤 시간의 단위로도 계산할 수 없는 무한히 긴 시간  

하늘과 땅이 한 번 개벽한 때에서부터 다음 개벽할 때까지의 동안이라고 설명합니다.

 

아함경(阿含經) 이라는 불교경전에서는 이 겁()을 이렇게 비유로 드는군요.   둘레가 40리가 되는 거대한 바위가 있는데 1년에 한번씩 천상에서 내려오는 선녀의 옷자락이 스쳐서 이 바위가 다 없어지는 세월이 1겁이라고 한다는 것입니다.

 

1년에 한 번씩 선녀의 옷자락이 스쳐서 큰 바위가 닳아 없어질 시간이 1()이라면 도무지 짐작이 안 되는군요.  

 

그러니 우주의 세월을 영겁(永劫) 또는 억겁(億劫)이라고 하는데 이 말은 그 겁()을 셀 수가 없고 그 시간의 길이를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영원한 세월을 의미하겠지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는 말도 이러한 맥락에서 나왔다 하구요,

또 이 한번의 인연이 맺어지기 위해서는 전생에 그 사람과 무려 3천번의 인연이 있어야 한다고도 말 하는데 이것은 우리네 인연의 소중함을 비유하는 것이겠지요.

 

 

소중한 친구들의 인연을 간직하며 서울로 향합니다.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안녕히....         

 

                                                                                                    캐나다 알버타주 포트 맥머리에서     서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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