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강촌의 추억 1
나룻배 타고 건너는 얘기를 하다보니 그 옛날 '강촌'에서 있었던 뼈저린 추억이 떠올라 잠시 그 얘기를 해 볼가 합니다.
때는 1971년 늦가을,
나는 그 무렵 명동에 있는 작은 무역회사에 근무하고 있을 때였다.
그 때 남북적십자회담이 평양과 서울에서 번갈아 열릴 때였는데 이날밤 북한의 일행이 명동을 방문한다 하여 로열호텔 앞길을 아스팔트로 포장하느라 부산했고, 어느 관청에선가 '퇴근할 때에는 불을 끄지 말고 퇴근하라'는 지시가 내려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이 때만 해도 '강촌'이란 곳은 잘 알려져 있지도 않았고 이곳에 가려면 꼭 나룻배를 타고 건너야만 했었던 것도 별로 아는사람이 없었다. 출렁다리 하나도 놓지 못했으니까.
나의 친구는 이곳에 가본 경험이 있다고 해서 아주 쉽게 등산할 날짜를 잡게 되었다.
토요일 오후, 우린 얼마전부터 알고 지내던 파트너 2명과 함께 모두 4명이 청량리 역에서 열차를 타고 '강촌'으로 향했다.
눈 깜작할 사이에 '강촌역'에 당도 하고 보니 이미 날은 저물어 어둠만이 깊어가는데
이 역에서 내린 사람은 우리 일행 뿐이었다
얼마후 부르지도 않은 나룻배가 다가와 우릴 태우려 하고 있었다.
하늘엔 초승달이 수줍은듯 내려다 보고 있었고, 싸늘한 냉기가 느껴졌다.
강물위엔 물안개가 자욱히 퍼져있어 앞사람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룻배는 미끄러져 강을 건너기 시작했다.
노 젓는 소리도 들릴듯 말듯, 정적과 고요 그 자체였다.
우린 이 정막하기만 한 분위기에 압도되어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강을 건넌 우린 하룻밤을 묵으려고 어느 민가를 두드렸다.
이 무렵엔 '민박'이란 말도 없었고 그저 과객이 묵어갈 방을 얻는 식이었다.
반갑게 맞아준 노파는 흙냄새와 담배냄새가 매캐하게 느껴지는 사랑방으로 우릴 안내했고
이불 두채도 넣어주었다.
뜻밖에도 이불은 아주 깨끗했다. 그리고 방은 오직 한 개 뿐이었다.
구태어 방을 하나 더 얻으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피끓는 젊은이 들이 한방을 쓰게되었으니 아무래도 예감이 범상치 않았다.
우린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짝 맞춰 눕기 시작했는데 겉옷만 벗고 바지와 셔츠는 그대로 입은채였다.
10여분이 흐르고 나니, 서로 부둥켜 안게 되었고 어느덧 나의 아랫도리가 용솟음치는 것이 느껴졌다. 그녀도 분명 방바닥이라도 뚫을듯한 남성을 느끼고 있었다.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