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촌의 추억 3
긴 머리 여인은 황홀경의 문턱에 와 있는듯 했다.
사내는 여인의 'G-스팟'을 줄기차게 두드려, 절정에 이른 이 여인은
허기진 욕정을 마음껏 채우고 또 채우고 있었다.
보통의 여인보다 황홀경이 몇번 더 반복되는 것으로 보아, 이 여인은 모든 여성들이 갈망하는 꿈의 '멀티 올거즘'을 만끽하고 있는듯 했다.
이 욕정의 순간을 놓지지 않고, 숨죽이며 듣고 있던 이 쪽의 내 여인은 침을 꼴깍 삼키고 있었다.
나의 손끝도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신은 여성에 대해 '출산의 고통'에 대한 보상으로 이렇듯 사내들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활홀경과 희열의 극치를 선사한 것인가 보다.
그러나 불행인지 다행인지 알 수는 없으나, 모든 여성이 다 '멀티 올거즘' 을 경험하는 것은 이니고 극히 일부라고 하니, 이 긴 머리 여인은 신의 선택을 받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남성들의 무지(無知)와 무능으로 모든 여인의 내면에 잠재된 보물을 사장시키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로되 한번쯤 되돌아 보는것도 좋으련만...
'멀티' 를 경험하지 못한 여인들은 이렇게 외쳐대야 한다.
" 오! 신이시어 '멀티 올거즘'을 주시려거든 모든 여인들에게도 골고루 나누어 주옵소서 "
하여간, 남녀의 교접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며, 에덴동산에서 부터 출발한 아름다운 행위로 보아야 할것 같다. 너무 드러나지 않게 한다면 이상할 것도, 추할것도 없어야 한다.
난 지금 이렇게 아름다운 현실이 눈앞에서 벌어져도 아직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감상적 동물적 충동으로 밀어붙일 것인가, 아니면 고결한척 위선으로 위기를 넘겨야 옳단 말인가.
이미 마음으로 이 여인을 취했다 생각하고 잠들면 그만인데, 수도승이라면 몰라도, 난 속물인데,
지금 이 여인이 날 유혹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이런 분위기라면 어떻게 그냥 넘길 수 있단 말인가.
500여년전 당시에 생불(生佛)로 추앙받던 지족선사도 황진이가 속살이 보이게 비에 젖은 모시적삼으로 신기의 춤을추며 유혹하는 바람에 30년 면벽참선의 수도정진을 포기하고 파계 하였다니,
지족선사는 역사에서 생매장되어 죽일놈이 되었어도 동정이 가는 구석은 있다.
황진이가 추었던 그때의 춤은 '승무(僧舞)라는 이름으로 지금까지도 전해져 내려, 여러 문화행사에서도 감초처럼 등장한다니. 또 그의 일대기를 오페라로 만들어 공연도 열었다니, 참으로 그의 뛰어난 예기와 미모는 어지간한 허물도 덮어주고 마는가 보다.
어디 까지가 윤리이고 상식인가, 도덕의 기준은 무엇이고 누가 만든 것인가.
난 그녀의 앞가슴을 어루만진것 외에는 한 일이 없었다.
안 믿어도 좋다.
그저 멍청한 생각으로 긴밤을 보내고 있어야 했다.
새벽이 밝아오자 내 대추방망이는 바람빠진 풍선처럼 되고 있었다.
거울을 안 봐도 내눈은 쾽하니 움푹 패인것 같았다.
배도 몹시 고팠고 어지러웠다.
배설을 억제하면 어떠한 결과가 오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우리는 제각기 일어나 세면장에서 대면했다.
어제 밤에는 아무일도 없었다는듯, 모두가 작심한듯 약바른 칫솔들고 나와서, 표정관리 하느라 애쓰고 있었다.
난 그저 빙그레 웃고 있었다.
난 그녀에게 이렇게 말 했다.
"아휴 - 내 아랫배가 왜 이렇게 아프지 "
그녀는 이렇게 화답했다.
" 여자도 마찬가지 예요" 하며 빙긋이 웃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