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호수낚시 기행(3)
여기 포트 맥머리는 요즘 아침 기온이 0도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겨울 문턱에 서서 겨울을 어떨게 넘길까 걱정이 앞서는군요. 이런 저런 걱정도 함께 하면서 싱거운 나날 보내고 있습니다.
서울에 있는 어떤 이는 나에게 전화를 걸고는 "우리나라 경제가 너무 어려운데 왠만하면 천천히 오게나" 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외신을 비롯한 언론의 지나친 염려와 부정적 보도 행태는 또다른 어려움을 생산해 내는 게 아닌가 염려됩니다. 잘 돼야할텐데.......모든 분들 건강하십시오. 포트 맥머리에서 서진원 -------------------------------------------------------
콜린 레이크에 도착하고 3일 밤이 지난 뒤, 캐나다인 생태학자 2명은 다른 호수로 가서 연구조사를 하겠다며 작은 비행기를 불러서 타고있다. 4인승으로 보이는 이 작은 비행기는 올 때 아무도 태우지 않았고, 말통들이 휘발유 10개를 싣고와 내려놓았다. 그러니까 1드럼의 휘발유가 온 셈이다. 이들은 고성능 망원렌즈가 장착된 카메라, 우리나라에 처음 나왔던 휴대폰 만한 크기의 전용 위성전화, 정글화가 달린 우비, 낚시도구 등 장비가 완벽했다. 아이스박스에 먹을 것도 넘쳤고, 이들 연구원의 대우가 얼마나 좋은지 짐작이 된다.
마지막 날, 대물 낚시를 위해 일렁이는 파도를 타고 깊은 곳으로 가고 있다. 파도와 급물살을 넘으려면 보트 속도를 좀 내야 한다.
이 날 깊은 호수에선 파도가 너무 심해 허둥대다 잡는데 실패했고, 다시 변두리로 나와 몇 마리 건졌다.
통나무 캐빈의 주방, 횟감 뜨고 남은 뼈다귀는 서더리찜, 잘라 낸 머리는 곰탕으로. 이건 우리 만 먹었다.
이 날 저녁은 캐나다인 '캔'과 '데이브'가 준비하는 스테이크, 통감자구이, 송어구이를 같이 먹자고 제안했다. 숯불에 후라이팬의 스테이크와 은박지에 싼 통감자와 송어가 익어간다.
무인 고도나 다름없는 이곳에 남자 셋, 여자 하나, 왠지모르게 이 지역 지배구조가 위태로워 보인다. 분위기도 좀 어색했지만 우리 한국음식을 화제로 잘 넘겼다. 바디 랭귀지와 서툰 영어로나마 우리가 전 날 저녁에 이들에게 먹어보라고 권했던 수제비 김치국(감자,양파, 소시지, 라면스프와 매운 고추로 만든)을 원더풀이라며 아주 깨끗이 비우고 나서 우리에게 답례로 저녁을 내겠다고 해서 이루어진 만찬이다.
나중에 이 사진을 다른 사진과 함께 이들의 이멜로 보내줬다. 이들은 무선 인터넷 기기를 취급하는 회사에 근무하고 있다.
저녁을 끝내고 말발굽(Horse's shose) 던지기도 함께 했다. 쇠말뚝을 향해 던지는데 말뚝에 걸리면 3점, 붙으면 2점, 한뼘 정도 이내에 들면 1점, 이런 식이다. 15점을 선취하면 승자가 된다.
해질녘 모닥불에 시름을 달래면서 떠날 생각을 하고있다.
다음 날 아침 10시 비행기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먼저 떠났던 생태학자들이 있던 보퀸 레이크에 들려 이들 2명을 태우고 함께 왔다.
오는 길에 들렸던 이 호수에서 찍은 사진, 프랑스 말로 짐작되는 BOCQUENE LORGE 라는 빛바랜 간판이 호수의 이름을 말해 주고있다.
모터 없는 알미늄 보트가 1대 뿐인 초라한 호수이다.
쓸쓸한 호숫가에서 학자 2명을 태우려고 나올 때를 기다리고 있다.
다시 포트 맥머리를 향해 떠나고 있다.
다음 4편에서는 돌아오는 길에 석유회사 상공에서 찍었던 사진들과 뒷 얘기도 소개하면서 끝맺을까합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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